판시사항
법정 옆 피고인 대기실에서 재판대기중인 피고인이 공판을 앞두고 호송교도관에게 변호인 접견을 신청하였으나, 교도관이 이를 허용하지 아니한 것이 피고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인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구속피고인 변호인 면접ㆍ교섭권은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와 피고인의 인권보호라는 형사소송절차의 전체적인 체계 안에서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구속피고인의 변호인 면접ㆍ교섭권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지만, 형사소송절차의 위와 같은 목적을 구현하기 위하여 제한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그 제한은 엄격한 비례의 원칙에 따라야 하고, 시간ㆍ장소ㆍ방법 등 일반적 기준에 따라 중립적이어야 한다.청구인은 법정 옆 구속피고인 대기실에서 재판을 대기하던 중 자신에 대한 재판 시작 전 약 20분전에 교도관 김ㆍ호에게 변호인과의 면담을 요구하였다. 당시 위 대기실에는 청구인을 포함하여 14인이 대기 중이었고, 그 중 11인은 살인미수, 강간치상 등 이른바 강력범들이었다. 반면 대기실에서 근무하는 교도관은 위 김ㆍ호를 포함하여 2명 뿐 이었다. 또한 청구인은 변호인과의 면접에 관하여 사전에 서면은 물론 구두로도 신청한 바 없었고, 교도관들은 청구인이 만나고자 하는 변호인이 법정에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 교도관이 계호근무준칙상의 변호인 접견절차를 무시하고라도 청구인의 변호인과의 면접을 허용하려면, 법정으로 들어가 변호인을 찾은 후 면담의 비밀성이 보장되고 계호에도 문제가 없는 공간을 찾아서 면담을 하게 하여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위 상황에서 교도관이 청구인과 변호인 간의 면담을 위하여 이와 같은 행위를 하여줄 경우 다른 피고인들의 계호 등 교도행정업무에 치명적 위험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결국 위와 같은 시간적ㆍ장소적 상황을 고려할 때, 청구인의 면담 요구는 구속피고인의 변호인과의 면접ㆍ교섭권으로서 현실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한계 범위 밖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의 변호인 면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한 교도관 김ㆍ호의 접견불허행위는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공권력의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의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법원 구내라 할지라도 구속피고인과 변호인의 접견교통은 충분히 보장되어야 할 것이며, 다만 법원 구내에서의 구속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의 접견교통은 법원 구내에서의 구속피고인의 계호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계호질서유지를 위하여 해당 변호인이 접견신청을 하는 등의 최소한의 절차는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우리의 경우 각급 법원은 법원 구내에 구속피고인의 변호인 접견교통권을 보장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아니한 것이 현실인바, 법원은 법원 구내에 구속피고인을 위한 변호인 접견실을 확보함으로써 구속피고인의 변호인 접견교통권이라는 중요한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또한 법원 구내에서의 변호인 접견교통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계호인력 및 시설확보가 즉각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고 할 경우에는 현재의 인력과 시설이 허용하는 범위 하에서라도 구속피고인의 변호인 접견교통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대한의 배려가 필요하다.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의 반대의견구금된 피의자ㆍ피고인이 수사를 받거나 재판을 받을 경우에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필요성이 특히 현저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구금된 피의자ㆍ피고인에게 변호활동이 필요한 이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보장되어야 하고, 피구금자에 대한 계호활동이 곤란하다거나 수사나 재판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제한할 수 없다. 그런데 계호근무준칙(법무부훈령 제520호) 제275조의 규정은 구금된 피의자ㆍ피고인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기본권을 계호활동이나 수사절차 또는 재판절차의 편의를 위하여 제한할 수 있게 하는 것이어서 헌법 제12조 제4항에 위반된다.청구인은 구속된 피고인으로서 법정 옆 구속피고인 대기실에서 변호인의 접견을 요청하였다가 그 접견이 허용되지 않았다. 구속된 피고인이 재판을 받기 직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필요가 특히 큼에도 불구하고 변호인을 접견하지 못하게 한 것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에 대한 변호인 접견 거부처분은 청구인의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임을 확인하고, 더 나아가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에 따라 위 계호근무준칙 제275조가 헌법 제12조 제4항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여야 한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원문 그대로 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