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이 자기소유의 인쇄기를 乙에게 양도하기로 하고 계약금 및 중도금을 수령하였음에도 그 인쇄기를 자신의 채권자 丙에게 기존 채무 변제에 갈음하여 양도하였다. 이 사례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만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甲이 乙에게 계약상 채무를 이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자신의 사무에 해당하는 것이며,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동산의 이중매매에서 계약 당사자 사이에 중도금이 수수되는 등 계약이 일정 단계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라면 배임죄의 실행이 착수된 것이라고 본다.
㉢丙이 甲과 乙 사이의 계약내용을 알고 있었음에도 인쇄기를 양수한 경우라면, 丙은 배임죄의 방조책임을 진다.
㉣동산의 매매관계에서 민사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형법적 해결의 관여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것은 형법의 보충성원칙에 부합한다.
정답 ②
검수 승인 해설 · 공식 정답표 기준요약
동산을 두 번 판 매도인은 남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배임죄가 되지 않는다.
㉠(O) 매매와 같이 당사자 일방이 재산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대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기는 계약의 경우(민법 제563조), 쌍방이 그 계약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여야 할 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기의 사무’에 해당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법원 2011. 1. 20.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X) 매매의 목적물이 동산일 경우,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계약에 정한 바에 따라 그 목적물인 동산을 인도함으로써 계약의 이행을 완료하게 되고 그때 매수인은 매매목적물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게 되는 것이므로, 매도인에게 자기의 사무인 동산인도채무 외에 별도로 매수인의 재산의 보호 내지 관리 행위에 협력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동산매매계약에서의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매도인이 목적물을 매수인에게 인도하지 아니하고 이를 타에 처분하였다 하더라도 형법상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1. 1. 20.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중도금 수수로 배임죄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이 판결의 반대의견이다.
㉢(X) 동산 매도인 甲은 매수인 乙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어서 甲에게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대법원 2011. 1. 20.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정범의 성립을 전제로 하는 방조범(공범종속성) 역시 성립할 수 없어 丙은 배임죄의 방조책임을 지지 않는다.
㉣(O) 형법은 다른 법적 수단으로 법익을 보호할 수 없을 때 최후수단으로만 개입해야 한다는 보충성원칙(최후수단성)에 따라, 단순한 채무불이행에 해당하여 민사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동산 매매관계에 형법의 관여를 최소화하는 것은 보충성원칙에 부합한다. 위 전원합의체 다수의견도 동산 이중매매를 배임죄로 처벌하지 않음으로써 채무불이행과 범죄의 구분을 유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