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의 의의와 기능에 관한 설명으로 가장 옳지 않은 것은?
정답 ③
검수 승인 해설 · 공식 정답표 기준요약
형법의 보호적 기능과 보장적 기능은 한쪽을 강조하면 다른 쪽이 약해지는 긴장·반비례 관계에 있다.
①(O) 형법은 일반 국민에게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거나 명령하여 행위의 준칙을 제시하는 행위규범인 동시에, 법관에게 형벌권 행사의 기준과 한계를 설정하여 사법작용을 규제하는 재판규범이기도 하다(형법의 규범적 성격에 관한 통설).
②(O) 법은 ‘도덕의 최소한’(옐리네크, Jellinek)이며, 형법은 ‘도덕의 등뼈’로서 사회윤리규범을 보호한다. 즉 이 표현은 형법이 법익뿐만 아니라 행위 그 자체의 사회윤리적 가치를 보호한다는 사회윤리적 행위가치보호기능과 관련된다. 벨첼(Welzel)은 형법의 과제를 기본적인 사회윤리적 심정가치(행위가치)의 보호로 보았다. 이 기능을 강조하면 불법의 본질을 행위의 사회윤리적 무가치에서 찾게 되므로 불법론에서는 행위반가치론으로 나타난다(법익보호를 강조하면 결과반가치론).쉽게 말하면, 형법이 지키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결과’, 곧 법이 지켜 주는 이익(생명·신체·재산 등, 법익)이고, 다른 하나는 ‘행동 그 자체의 옳고 그름’, 곧 ‘사람이라면 이렇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의 윤리 기준(사회윤리적 행위가치)이다. 예를 들어 甲은 일부러 사람을 죽였고(살인), 乙은 운전하다 부주의로 사람을 죽였다(과실치사). 사람이 죽었다는 결과는 같으므로 결과(법익침해)만 보면 두 행위의 불법은 같다고 보게 된다(결과반가치론). 그러나 일부러 사람을 죽인 행동은 사회의 윤리 기준을 훨씬 더 크게 어긴 것이므로 불법도 더 크다고 보는 것이 행위반가치론이다. 이처럼 결과뿐 아니라 행동 자체의 옳고 그름을 지키려는 생각이 ‘형법은 도덕의 등뼈’라는 표현과 연결된다.
③(X) 형법의 보호적 기능(법익 및 사회윤리적 행위가치의 보호)과 보장적 기능(국가형벌권의 자의적 행사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기능)은 서로 긴장·갈등하는 반비례 관계에 있다(통설). 보호적 기능을 강조하면 처벌 범위가 넓어져 보장적 기능이 약해지고, 보장적 기능을 강조하면 처벌 범위가 좁아져 보호적 기능이 약해진다.
④(O) 사회윤리적 행위가치보호기능은 형법이 금지·명령 규범을 통해 어떤 행위가 해서는 안 되는 행위인지(행위반가치)를 분명히 보여 주고, 국민이 그 가치를 받아들여 스스로 행위를 규율하게 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형벌법규가 금지되는 행위의 내용을 명확하게 정할 때에만 제대로 작동한다. 예셰크(Jescheck)도 형법이 사회윤리를 형성하는 힘은 금지된 행위의 반가치를 분명히 드러내는, 명확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형벌규정을 통해 생긴다고 본다. ‘건전한 국민감정에 반하는 행위는 처벌한다’는 규정(1935년 나치 형법 제2조가 원형)은 무엇이 금지되는지 알 수 없게 하고, 사회윤리 대신 그때그때의 국민감정을 처벌 기준으로 삼으므로 형법이 지켜야 할 사회윤리적 행위가치를 제시하지 못한다. 따라서 사회윤리적 행위가치보호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된다. 이러한 규정은 명확성 원칙에도 반하므로 보장적 기능도 당연히 손상된다.쉽게 말하면, 형법은 ‘사람을 때리지 마라’,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마라’처럼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분명히 정해 두고, 국민이 이를 보고 ‘이런 행동은 나쁜 것이구나’ 하고 받아들여 스스로 지키게 만든다(사회윤리적 행위가치 보호). 그런데 법에 ‘국민감정에 반하는 행위는 처벌한다’고만 써 두면 어떤 행동이 나쁜지 아무도 미리 알 수 없다. 오늘은 괜찮던 행동이 내일은 ‘국민감정에 반한다’며 처벌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국민은 무엇을 지켜야 할지 모르게 되고, 형법은 ‘이런 행동은 하면 안 된다’는 기준을 보여 주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회윤리적 행위가치보호기능이 손상된다. 또 국가가 마음대로 처벌할 수 있게 되므로 국민의 자유를 지키는 보장적 기능도 함께 손상된다.